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자산과 기억을 온라인에 남기고 있다. SNS 계정,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 이메일, 블로그, 디지털 화폐까지. 우리가 떠난 후 이 디지털 자산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면서 이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최근 등장한 '디지털 유산 설계자'는 이런 물음에 답을 주는 새로운 직업이다. 생전에 남기고 싶은 디지털 자산을 정리하고, 사후 이를 어떻게 다룰지 설계하는 일을 한다.
오늘 글에서는 디지털 유산 설계자의 역할과 필요성, 그리고 이 직업이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디지털 유산이란 무엇인가? – 새로운 시대의 자산 개념
디지털 유산이란 사망 후에도 인터넷 공간에 남아 있는 모든 디지털 기록과 자산을 말한다. 과거에는 유언장에 주로 부동산, 현금, 물리적 물건 등이 포함되었지만, 이제는 디지털 형태의 자산도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1) 디지털 유산의 종류
-개인 기록: 이메일, 블로그, SNS 게시물, 사진 및 영상
-금전적 자산: 인터넷 뱅킹 계좌, 암호화폐 지갑, 쇼핑몰 포인트
-저작물 및 창작물: 유튜브 채널, e북, 디자인 파일, NFT 등
-온라인 정체성: 프로필, 도메인, 커뮤니티 활동 기록 등
2) 왜 관리가 필요한가?
-프라이버시 보호: 사망 후에도 계정 해킹이나 정보 유출 위험이 존재
-감정적 유산: 가족과 지인들에게 중요한 추억이 될 수 있는 디지털 자료들
-법적 문제 예방: 소유권 및 상속 문제 발생 가능성
-디지털 혼란 방지: 관리되지 않은 계정들이 오랜 시간 온라인에 방치되는 문제
디지털 유산 설계자의 역할 – 생전의 삶을 정리하는 조력자
디지털 유산 설계자는 의뢰인의 온라인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사후 관리 방안을 함께 계획한다. 유언장에 포함되는 디지털 자산 목록을 정리하고, 계정 해지 요청이나 이관 방식까지 조율하는 전문 역할을 수행한다.
1) 주요 업무 내용
-디지털 자산 목록화: 온라인 계정, 저장소, 자산 종류 정리
-유산 분류 및 지정: 누구에게 어떤 자료를 남길지 의뢰인과 협의
-플랫폼별 정책 확인: 각 서비스의 사망자 계정 처리 방식 파악
-해지 또는 보존 방식 선택: 계정을 삭제할지, 보존할지 결정
-암호/접근권한 정리: 사후 가족 또는 지인에게 전달할 방법 설계
2) 실제 활용 예시
-SNS 계정을 기억용 페이지로 전환하거나, 일정 기간 후 삭제 설정
-암호화폐 지갑 정보 전달 및 접근 방안 문서화
-유튜브 채널의 저작권과 수익 배분 방향 설정
-가족에게 남기고 싶은 사진, 영상, 편지 등을 디지털 타임캡슐로 제작
3) 윤리적 고려사항
디지털 유산 설계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의사 존중이 매우 중요하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유산이 공개되거나, 데이터가 유출되는 일은 신중히 방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설계자는 기술뿐 아니라 윤리적 소양도 갖춰야 한다.
디지털 유산 설계자의 전망 – 디지털 사후 세계의 전문가
1)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문직
스마트폰과 클라우드가 일상이 된 오늘날,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 소비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유언장', '사후 데이터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 브랜드, 콘텐츠 창작자,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디지털 자산 관리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2)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 가능성
-법률 분야: 디지털 유산을 유언장에 포함시키는 작업에서 변호사와 협업
-IT 보안 전문가: 계정 보안 및 데이터 전달 기술 설계
-장례 서비스 업체: 디지털 추모관, 메모리북 서비스 등 연계 상품 개발
-심리상담사/코치: 죽음을 준비하는 삶의 정서적 지원과 연결 가능
3) 국내외 성장 가능성
국내에서도 관련 스타트업과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으며, 일본·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디지털 유산 법제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도 관련 법률과 시장이 정비되면, 디지털 유산 설계자는 필수적인 전문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어 보인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살아 있는 동안 ‘디지털 이별’을 준비하게 되고,,
그리고 그 이야기는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다. 사진 한 장, 짧은 글 한 줄, 오랜 대화의 흔적까지...! 디지털 유산 설계자는 단지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을 넘어서, 삶을 마무리하는 방식까지 함께 고민하는 존재다. 사후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죽음을 앞당기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남겨질 사람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이자, 자신에 대한 책임감의 표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온라인에 또 하나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렇다면 그 흔적은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그 질문에 답해주는 이가 바로 디지털 유산 설계자다.
n년간 저장되어 온 나의 디지털 세상이 흔적을 남기되, 잘 이별하고 싶다.